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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원망
작성일 : 작성자 : 이계옥
철없던 원망 이미지 1
초등학교4학년 가을 무렵. 학교수업을 마치고, 동네친구와 같이 5리 떨어진 집으로 걸어오는데 친구가 ‘우리 무밭이야.’ 긴 외무를 하나 뽑아 풀밭에 문지르더니 손톱으로 껍질을 벗겨 ‘아삭아삭’ 먹기 시작했다.
“맛있어? 조금만 잘라줘.”
“너네는 왜 얻어만 먹니? 어제저녁 때, 우리 엄마가 네 엄마한테 배추랑 고추 주는 걸 봤어.”
눈물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걸었다.
그날 저녁 엄마한테 물었다.
“왜 우리 집에는 무밭도 없고, 배추, 고추도 없어?”
“네가 태어나기 전 1.4후퇴 때, 아버지혼자 이북고향에서 당장 입을 옷만 가방에 챙겨 피난 내려오셨기 때문에 농토도 없고, 먼 친척만 있어.”
그때야 알았다. 집도 남의 집을 빌려서 살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나도 아버지처럼 학교선생님이 되어야지.’ 미래의 꿈을 버리고, ‘아버지도 농사꾼이면 좋을 텐데.’ 원망을 했다.

5년 후쯤. 낮에는 학교수업, 밤에는 과외수업으로 수입이 늘자 아버지는 서울 상도동에 땅을 구입하고, 집을 지어 처음으로 우리 집을 장만하셨다. 한 달에 한번 아버지월급날이면 구멍가게에서 나무상자로 배달해온 빵을 실컷 먹을 수도 있었다.
담배와 술은커녕 근면검소 성실하셨던 아버지에 대한 철없던 원망이 서서히 감사와 존경으로 바뀌었다.
강원도에서 무밭을 크게 업으로 하는 지인의 무밭사진을 보니 돌이킬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미안, 죄송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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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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